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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썰·감상·해석

음양대전기

by RAYO. 2018. 2. 8.

아동만화라기엔 어둡고 어른이 보기엔 유치한 애매하고 불운한 애니메이션들은 양쪽 모두로부터 외면당하며 소수의 마니아층만을 확보하기 마련인데,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음양대전기>도 그 중 하나이다. 드라이브로 계약한 식신을 소환해 싸운다는 설정이 디지몬의 아류 같기도 하고, 일본의 요괴와 음양사가 소재라 왜색이 짙은 편이지만 설정이나 인물에서 매력적인 부분들이 분명 있기에 묻힌 게 아쉬운 작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는 나즈나. 천류의 투신사이자 무녀인데, 10살밖에 안 됐는데도 천류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혼자 신사를 지키는 등 아주 똑부러진다. 나즈나의 식신인 호랑가시나무의 호린은 수녀 같은 차림을 하고 있는데, 무녀의 식신이 수녀라니 의도한 건지는 몰라도 다소 아이러니한 부분. 단순히 모에요소를 모아놓은 것뿐일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한 요소 두 번째는, 주인공 리쿠의 소꿉친구이자 나즈나와 종종 신경전을 벌이는 모모의 성우가 유카나로 나즈나의 파트너 호린과 같다는 점.

호감 캐릭터를 한 명 더 꼽는다면 소마. 주인공 리쿠의 라이벌인, 지류의 백호술사 유마의 동생이지만 지류를 배신하고 리쿠와 함께 한다. 틱틱대는 듯하지만 사실은 마음 여리고(눈물도 많다) 귀여운 아이. 공부를 이미 다 끝내 학교에 안 간다고 하는데 사실 여부는 불명. 머리가 좋다고 특별히 부각된 적은 없다.

아동 만화 캐릭터 치고 가정사가 기구한데, 아버지가 지류의 우두머리 미카즈치에게 살해당했다. 그런데 형 유마는 그 미카즈치를 계속 따르며, 반대하는 소마를 내친다. 어머니는 살아있지만 남편 일의 충격 탓인지 아들인 소마를 기억하지 못한다. 어린애가 진짜 불쌍하다...ㅠ 작중에서 위태로워 보이기는 해도 엇나가지 않은 게 용할 정도. 식신은 뇌화의 후사노신인데, 이 작품에서 백호와 청룡 술사들을 제외하고는 다 그렇듯 특별히 강함이 부각되지는 않는다.

소마는 가족 일로 상처가 많아서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하고, 나즈나는 지류인 소마를 경계하지만 왠지 둘이 나중에 잘될 것 같다^^

지류에게 줄 밥 같은 건 없습니다, 하다가 위험해지니까 소마 손목 잡아끌어 주는 나즈나쨩 박력/// 잘됐으면 좋겠다 이미 잘된 것 같다😊

주인공 리쿠와 그의 식신 코겐타는 호모렌즈를 빼도 브로맨스 찍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작중 투신사와 식신이 기본적으로 신뢰 관계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런 정도를 넘어 친밀하다는 느낌. 스킨십을 하는 콤비도 리쿠네뿐이다.

작중 묘사에서 이유를 찾자면 리쿠는 외롭고, 코겐타는 성실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리쿠에게 가족이라고는 할아버지뿐인데 그마저 작중 시점에서는 리쿠 곁에 없다. 작품 초반, 보트부에 들기 전 소꿉친구인 모모 외에 친구가 있다는 묘사도 없는 것에서 추측건대 리쿠는 외로운 소년이다. 우연한 계기로 리쿠는 코겐타와 계약하며 지류에 맞서 투신사의 길을 걷게 되는데, 그렇게 코겐타는 리쿠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첫 친구이자, 보트부의 친구들과는 공유할 수 없는 투신사로서의 여정을 함께 하는 둘도 없는 파트너가 된다. 그렇기에 리쿠에게 코겐타는 특별하며, 작중 리쿠가 코겐타를 잃는 것에 유독 두려움을 표하는 것은 이런 감정이 바탕이 된 것이라고 하겠다.

한편 코겐타는 성실하다. 단순하고 화도 잘 내는 성격 탓에 간과하기 쉽지만, 코겐타는 인을 찾아 강해지는 일, 사람들을 위해 요괴를 퇴치하는 일과 같은 투신사와 식신의 본분에 누구보다 충실하고, 리쿠나 주변 인물들에게 종종 화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코겐타는 식신으로서 자신의 투신사인 리쿠를 성실하게 대하기에 리쿠가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흔들릴 때면 지탱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둘의 감정 차이는 코겐타가 리쿠에게 백귀멸쇠격을 가르쳐 주었을 때도 잘 드러난다. 코겐타는 자신의 투신사인 리쿠에 대한 신뢰의 증거로 비장의 기술을 가르쳐 준 것이지만, 리쿠는 코겐타를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전에 없이 화를 낸다. 지류의 이조우가 투신석으로 식신을 강화해 공격해 왔을 때도 코겐타는 "투신사를 두고 도망치는 식신은 없다"고 말하며 리쿠를 지키려 하지만, 리쿠는 "코겐타를 잃고 싶지 않다"고 외치며 무너지는 복마전에서 코겐타 곁에 남는다.

코겐타 꼬리에 방울은 언제 봐도 씹덕터진다😚 백호 주제에 고양이과 어필일까

보통은 리쿠가 우물쭈물하고 코겐타가 거기에 버럭하곤 하는데 가끔 리쿠가 강경하게 나오면 코겐타가 놀라서 따르는 거 귀엽다☺️ 둘이 덩치 차이나는 것도 좋다

코겐타는 대강신했을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대강신을 하면 이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인 듯하다. 그 와중에도 절벽에서 떨어지는 리쿠를 구해주는데 이게 트루럽이 아닐 수가 없는 것😂

내용적인 측면 외에 음양대전기가 아동만화 같지 않은 점은 한자가 많이 나온다는 점. 식신이며 기술 이름이 죄다 한자인데, 오래 됐기는 하지만 한자 2급 자격증이 있는 나에게도 생소한 글자가 많이 나온다. 옛날 작품을 볼 때면 으레 그렇듯 자막은 엉망이라 한자가 줄줄 나오면 이름이겠거니 하고 그냥 보지만, 가끔 궁금해지면 한자 사전을 찾고는 한다. 일본 어린이들이라고 이 한자들을 다 알 것 같진 않은데 새삼 이걸 아동만화로 기획했나 싶다.

서해도호철을 불러낼 때 코겐타가 왔다 왔다 왔다! 하고 좋아하는 거 넘 귀엽다😚 오래 살았을 텐데도 아이 같아서☺️

음양대전기에서 드라이브를 일정한 모양으로 움직여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印を切る라고 한다. 切る의 대표적인 뜻이 끊다여서인지 자막에서는 인을 끊다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성호를 긋다를 十字を切る라고 하는 걸 보면 인을 긋다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나 싶다. 행동 자체를 봐도 드라이브로 일정한 모양, 궤적을 허공에 그리는데, 성호를 긋다에서 보듯 긋다에는 손이나 손가락으로 허공에 어떤 것을 그리다라는 뜻이 있으므로. 더빙판에서는 뭐라고 번역됐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좀 궁금하다.

리쿠가 기억 잃어버리니까 소마가 울고 나즈나는 그런 소마한테 타박을 준다ㅋㅋㅋ 보통 반대일텐데 신선하다😮 역시 나즈나쨩 보면 볼수록 최고고 나즈나x소마도 좋다😚

리쿠가 기억을 잃고 야쿠모와는 연락이 안 되니 천류의 명운은 다한 거냐고 나즈나가 한탄하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테루는 제외하고 말하고 있다ㅋㅋㅋ 테루상 잊혀졌어ㅠ

"나는 이제 과거로부터도 미래로부터도 도망치거나 하지 않을 거야. 너와 함께라면, 반드시…!"
오프닝 곡명이 <너와 함께라면(君となら)>이다.

란게츠는 아무리 봐도 백호 같지가 않다😮 흰색이 아니라 검은색인데 어째서 백호인지😨

전체 52화 중 26화, 딱 절반 진행한 시점에서 오프닝이 바뀌었다. 이전 오프닝인 너와 함께라면이 좋았는데ㅠ 바뀐 오프닝은 노래도 영상도 한층 어두워졌는데 앞으로 전개가 어떻게 되려고 이러나 싶을 정도. 잠깐이긴 하지만 나즈나, 테루, 미즈키도 오프닝에 나오게 되었다.

10살 어린이가 주식 팔아서 노트북 사는 아동만화ㅋㅋㅋㅋㅋㅋ 이 어린이는 전직 회사원인데 이거 고용노동법 위반 아닐까

리쿠는 천류 종가, 코겐타는 식신이라는 이유로 굴러도 너무 구르는 것 같아 불쌍하다ㅠ 어른이란 작자들이 어린애들 멘탈 깨고 이용해 먹을 궁리뿐이니 시궁창도 이런 시궁창이 없는 것

만화에서 주인공 세력이 있고 그와 대립하는 세력들이 있으며 이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 다를 때는 보통 주인공 세력이 알고 있는 사실이 옳은 법인데 이 클리셰가 깨지니 나름대로 신선하다😮

천류: 악마를 봉인함
지류: 악마 봉인은 지어낸 말
진실: 봉인한 건 맞는데 악마는 아님
거기에 주인공 세력이나 라이벌 세력이나 잘한 거 없고(현재가 아닌 과거 기준이지만) 도찐개찐ㅋㅋㅋ

어느 한쪽이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니면서 서로 부딪치고 각자의 이상을 추구하는 게 개인적으로는 좋다. 인간은 완벽할 수 없고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으니까.

"식신은 싸우는 것밖에 못해. 그러니까 투신사를 위해 저렇게 서로 치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야."

음양대전기 세계에서 식신은 너무 극한직업이다. 투신사랑 계약해서 이득 보는 것도 없으면서 몸 바쳐 싸우는데ㅠ 식신 인권 보장하라고 파업을 해도 모자랄 판에… 생각할 수록 진짜 사기에 가까운 불공정 계약이다. 식신이 싸움에서 지는 것 이외의 방식으로 계약이 끊어지거나 계약 만료 전에 투신사가 죽으면 식신만 명락궁(발음이 나락과 같다)행. 식신 인권 보장 연대라도 필요해 보이는 수준…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것 같아."
"나는 어느 쪽의 너든 좋아."

정녕 이 애니가 BL이 아니란 말입니까 @ㅅ@

리쿠는 다른 사람을 부를 때 항상 -상(야쿠모, 테루 등 연장자), -군(유마, 소마 등 또래나 연하 남자), -쨩(나즈나 등 또래나 연하 여자)을 붙여 부르는데 유일하게 요비스테하는 게 코겐타다. 역시 트루럽.

음양대전기 거의 다 봐 가는데 마지막에 와서 갑자기 모두 힘을 합쳐 악에 맞서자! 모드라 읭스럽다 조연부터 차례차례 쓰러지고 주연만 남아서 최후의 결전에 임하는 것도 그렇고. 원래 이런 애니 아니었잖아 왜 그래 너네ㄷ

"백호의 코겐타, 여기에서 계약을 만료한다."

디지몬과 비슷한 설정이라 짐작은 했지만 이별은 역시 슬프다. 다른 식신들은 남아있는데 두 백호만 계약 만료인 점에 조금 의문이 남지만. 후일담은 모두 귀여웠다. 유마 머리 내리니 훨씬 나은데 이번엔 소마 머리가ㅠ 아이고… 꼬맹이가 사장 된 거랑 그 재력으로 나즈나한테 선물 공세하다 까이는 데서 터졌다ㅋㅋ 유마-미즈키, 소마-나즈나는 잘돼서 다행인데 마지막에 리쿠가 모모 의식하기 시작한 건 음… 코겐타 있을 땐 모모는 1도 신경 안 쓰고 브로맨스 찍다가 떠나자마자 태세 전환이라니. 나무 위의 코겐타 그야말로 버려진 구남친인 것

아스카 부부도 원래대로 돌아오고 봉인됐던 신류 사람들도 멀쩡하게 살아나 과거로 돌아가는데 리쿠 부모님만 끝까지 고인이다. 비석을 보고 부모님이 자기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마지막에 알게 되기는 해도, 주인공인데 리쿠한테만 세계가 너무 가혹하지 않나 싶다. 주인공인데 불쌍하게도 버프는 없고 디버프만 받는다. 요우메이보다 타치바나 리쿠로서의 정체성을 택했기에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환상이 아닌 살아있는 진짜 부모님을 한 번쯤 만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간략하게 언급만 되고 지나간 야쿠모의 과거도 궁금하다. 음양대전기 만화책은 코겐타와 계약했던 당시 야쿠모가 주인공이라던데 한번 찾아봐야지 싶다. 애니 후일담 중 야쿠모와 함께 있던 무녀도 만화책에 나오는 걸까.

음양대전기는 어릴때 재밌게 본 작품으로, 동인 덕질을 한 건 아니어서 꾸금지 질러 놓고 현타에 빠졌지만 막상 읽어보니 좋았다< 동인식 호모 필터 아니어도 원작이 다 했다 보니 그냥 수긍이 가는 느낌…
리쿠가 과거 요우메이로서의 기억을 되찾으면서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것 같아, 라며 불안해하자 코겐타가 나는 어떤 너라도 좋다고 답하는 거 너무 좋았는데 이게 원작 내용… 너와 함께라면 과거든 미래든 더는 두렵지 않다며 끌어안는 것도 원작…

모처럼 밤에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생산적인 일 그런 거 안하고요 뽕찬 김에 떠들 것이다 같이 이야기해줄 사람 없지만 흑흑흑

일단 주인공 리쿠 이야기부터 해보자면, 특별히 내가 아끼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도 너무나 안쓰러운 아이. 리쿠에게 주인공 버프로 작용하는 부분이 천류 종가라는 혈통(재능이라고 말할수도 있다)일 텐데 리쿠가 겪는 불행이 전부 이 망할 혈통 때문이다. 유일한 버프가 곧 디버프인 셈. 다른 두 유파(지류, 신류)와 비교해 유독 천류 종가가 누리는 건 없고 책임만 큰데, 전대인 리쿠의 외삼촌은 그 부담에 시달리다 결국 천류를 배신했으며 리쿠의 인생도 고난의 연속이다.

1 천년 전 어린 시절부터 귀한 도련님으로 집안에만 모셔져 또래들과 놀지도 못했고
2 천류 본가가 습격당해 궁지에 몰리자 아버지는 어린(3-5세) 아들에게 드라이브를 주어 싸움터로 내보내려 했으며
3 어머니가 그를 제지하며 아들을 천년 후의 미래로 날려보내 부모와 생이별을 하게 된다.
4 천년 후 현대, 천류 신사의 할아버지가 아이를 거두어 손자로 삼고 아껴주지만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지는 못한 듯하며(리쿠가 드라이브를 얻어 코겐타와 계약하자 또 떠나버린다)
5 작중 리쿠가 알고 지내는 보트부 친구들, 투신사 동료들은 모두 중학교 입학 이후에 생긴 인연으로 그 전에는 이웃이자 소꿉친구인 모모 외에 친구가 있었다는 묘사가 없다.

그 탓에 작품 내내 부모에게 버려졌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종종 코겐타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병적인 집착까지는 아니지만 유독 코겐타를 잃을까봐 두려워한다) 걸 보면 정말 안쓰럽다. 지류 종가인 유마나 신류의 마사오미도 리쿠 못지않게 가족사정이 안 좋았지만 알고 보니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살아난다는 전개로 행복한 결말을 맞는데 리쿠만 그런 거 없다…

신류 사람들이 같이 천년전 세계로 돌아가지 않겠냐 권했을 때 사양한 이유도, 리쿠 곁을 지켜주는 이들은 천년 후의 세계에만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부모님과 관련한 리쿠의 갈등은 마지막에 그들이 아이를 그리워하며 남긴 비석을 보고 부모님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겨우 해소되는데, 결국 천년 전 세계에서 리쿠의 부모님은 아들을 그리워하고 후회하면서 여생을 보냈을 것이고 리쿠 또한 그들을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리쿠의 인생에 배신이 너무나 많았다는 점도 눈물이 나는데
1 리쿠를 버린 부모님의 행위를 배신이라 볼 수 있고
2 작품 시작 시점에서 리쿠에게 접근했던 학생은 사실 지류의 자객이었고 할아버지를 습격함으로써 리쿠가 코겐타와 계약하는 계기가 된다
3 리쿠의 투신사 동료 중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형과 같았던 마사오미는 사실 신류
4 천년 전 천류 본가를 습격한 백호=지류의 란게츠라 여긴 코겐타는 리쿠와 그 부모의 원수인 란게츠를 쓰러뜨리겠다 열을 올리지만 사실 그 백호는 코겐타였다. 억지로 폭주를 유도한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가장 믿고 의지하던 파트너가 알고 보니 부모님과 유파 전체의 원수였던 것. 식신 각 종족마다 담당하는 개념이 있는데 하필 백호는 '신뢰'.

신비한 힘을 가진 존재와 계약해 함께 싸운다는 설정은 흔하지만 음양대전기에서 독특한 점은 계약에 따르기 마련인 대가가 없다는 점이다. 식신을 불러내 소원을 말하고, 그걸 들은 식신이 OK 할 경우 계약 성립. 소원이 이루어지면 계약이 만료된다. 투신사는 식신의 힘을 빌려 소원을 이룰 수 있지만 식신 쪽은 아무 이득 없이 착취당하는 셈이라 의문이 생기는데, 작중 식신은 24절기를 관장하는 신으로 곧 계절을 순환하게 하는 원동력이자 자연의 힘 그 자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대가 없이 자연을 이용하니까.

주인공 측이든 악당 측이든 식신은 투신사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며 인간이 환멸나게 악한 것에 반해 악한 식신은 등장하지 않는 점, 싸움에서 지더라도 계약이 파기될 뿐 식신의 존재가 아주 소멸하지는 않는 점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다만 계약이 만료되기 전에 깨지면 패널티가 따르는데 투신사는 식신과 관련된 모든 기억을 잃으며 식신은 명락궁이라는 곳으로 떨어진다.

작중 리쿠의 소원이 뭐였는지 가물가물한데 중간에 코겐타가 지적했던 것만 기억난다. 리쿠는 지류 자객에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할아버지를 구해달라 외치며 계약했지만, 정말로 그게 소원이었다면 그를 쓰러뜨린 시점에서 계약 만료가 되어야 했다고.

스탭롤 보고서야 이 성우였어?! 할 때도 있는 반면 듣기만 해도 이 성우다 싶을 때도 있다. 킹이 디안느! 할 때 리쿠의 코겐타!가 묘하게 겹쳐 들린다ㅋㅋㅋ 이름 음절이 같은데다 둘 다 자주 불러서. CV 후쿠야마 쥰.

90년대 말쯤 작품일 거라 생각했는데 2004년 작이었다. 왠지 올드하단 느낌인데 생각해 보면 90년대 작품들이랑은 분위기가 다른 것도 같다. 비슷하게 00 초반 작품인 디지몬 테이머즈와는 닮은 데가 있는데, 순둥이 주인공, 아동만화라기엔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그렇다. 취향 소나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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