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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썰·감상·해석

알베아크, 프리에반

by RAYO. 2021. 3. 29.

최종수정 2020. 08. 31

25. 프리에반

에반 5차 스킬 '조디악 레이'의 조디악은 황도 12궁, 곧 태양이 지나는 길에 자리한 12개의 별자리를 의미한다. 태양뿐만 아니라 별들도 1년에 걸쳐 이동하므로 황도 12궁은 태양이 지나간 길을 따라가는 셈인데, 에반의 조디악 레이에 영웅들의 리더이자 위대한 마법사였던 프리드가 태양이었고 에반은 그 태양의 길을 따르는 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 태양(프리드)도 별(에반)도 어둠을 밝히는(검은 마법사에 맞서는) 빛(영웅)이다.

24.

인게임 스크립트에서 프리드에 대한 에반의 호칭이 프리드였다가 프리드 님이었다가 오락가락 하는데, 님을 생략하는 게 거리감이 덜하고 히어로즈에서 에반이 다른 영웅들을 부를 때도 님을 안 붙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냥 프리드라고 부르는 게 좋다.

23.

프리드의 이름 영문 표기가 Freud인 걸 알고 조금 의아했는데, Freud는 독일어권에서 사용되는 성씨로 독일어 발음으로는 프로이트라고 읽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으로 유명한 학자 프로이트의 성이기도 하다.

이 성의 어원은 독일어로 기쁨을 뜻하는 Freude인데, 기쁨도 좋지만 프리드의 성격과 행적을 고려하면 독일어로 평화를 뜻하는 Frieden에서 유래한 Fried라는 표기의 이름도 괜찮았을 듯하다. 이쪽은 독일어 발음도 프리드이기도 하고.‬ 영어권 기준으로는 프라이드(튀겨진)라 읽히는 단점이 있지만.

22.

에반 직업 스토리에서 미르는 알에서 막 깨어난 주제에 용사니 마왕이니 하는 지식은 있는 데다 자신의 힘과 에반의 마법으로 다른 이들을 돕자며 에반을 종용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밝혀진 바는 없지만 이것도 프리드의 계획일까 하고 생각했었다.

아프리엔의 아이와 그 마스터인 후계자가 힘을 선한 곳에 사용하도록 프리드가 알에 마법적 조치(악한 의도는 아니라지만 실상 사상주입 내지는 세뇌)를 해 둔 게 아닐까 했는데, 영혼의 계약자이자 영원한 우정을 맹세한 친우의 아이를 정신 조종하다시피 하는 일은 프리드, 아프리엔의 관계와 성격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겠다 싶었다.

오닉스 드래곤들이 검은 마법사의 회유를 거부하고 그에 대적하다가 멸종한 점, 사악한 영혼은 계약자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미르가 나면서부터 가진 지식과 성향은 오닉스 드래곤 종족 전체, 내지는 얼음 속에 봉인되었지만 죽지는 않은 왕이자 부모인 아프리엔의 것이 전해진 게 아닐까 싶다.‬

21. 프리에반

히어로즈 오브 메이플에서 루미너스가 초월자나 왕의 존재를 긍정한 반면 프리드는 소수의 비범한 인물 대신 다수의 평범한 이들이 이끌어 나가는 세계를 바랐는데, 프리드의 이상에 꼭 들어맞는, 그 이상을 증명하는 인물이 바로 에반이다.

프리드 본인을 비롯해 그의 주변 인물들은 모두 특별한 재능이나 지위, 사명 등을 지닌 반면 에반은 농가에서 태어나 마법의 재능도, 마법을 제대로 배운 적도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물론 마지막 오닉스 드래곤에게 마스터로 선택받은 점, 하인즈가 언급한 대로 강한 마력을 가진 점은 특별하다 할 수도 있지만, 오닉스 드래곤은 계약자와 함께 성장하기 때문에 계약을 맺은 것만으로 대단한 힘을 손에 넣었다고 볼 수는 없고, 에반의 마력이 강할지언정 마법력과 마법의 재능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 각각 하인즈와 루미너스에 의해 언급된다.

미르와 함께 성장해 영웅들의 새 리더로 인정받기까지 에반의 성취는 오롯이 다른 이들을 돕겠다는 선의와 그 실천을 위한 노력에 의한 것이므로, 에반은 평범한 사람들의 선의와 노력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프리드의 이상이 구현된 존재와도 같다. 에반이 프리드의 후계자인 건 같은 드래곤 마스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상의 측면에서 그가 프리드의 사상을 증명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편 직업 스토리 내내 묘사되는 에반의 이상은 미르와의 계약을 계기로 얻은 힘을 다른 이들을 돕는 데 쓰는 것인데, 누구보다 특별하며 큰 힘을 가져 세계를 위협하는 검은 마법사에 대적한 인물이 프리드이므로, 프리드 또한 에반의 이상이 구현된 존재라 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의 이상이니 두 드래곤 마스터가 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면 마음이 잘 맞는 사제 내지는 의형제, 어쩌면 연인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20.

에반은 영웅에 합류한 후 내내 선대 프리드와의 비교에 시달리는데, 루미너스와 메르세데스의 냉정한 평가에 화내거나 기죽을 법함에도 그러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노력하며, 비교 대상인 프리드가 원망스러울 수 있을 텐데 그런 마음 없이 존경하며 멘토로 대하는 점에서 에반이 참 선하고 순수한 아이임을 실감한다.‬ 마족 원혼이 에반을 유혹할 때도, 에반이 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긴다는 언급은 있어도 자신을 프리드와 비교하는 영웅들 혹은 비교 대상인 프리드에게 앙심을 품었다는 언급은 전혀 없으므로.‬

‪스토리 상에서 에반이 부정적인 감정 없이 프리드를 존경하면서 노력하며, 프리드는 후계자가 자신보다 뛰어난 마법사가 될 것이라 예견했기에 둘의 비교 논란은 훈훈하게 마무리된 듯한 한편 의문이 남는 점도 있다. 세계의 위기를 알리는 봉화 탑부터 봉인석, 영웅 소집, 검은 마법사 봉인 술식, 시간 마법에 미래 예지와 대비까지 초월자가 아님에도 초월자 이상의 업적을 남긴 프리드를 에반이 대체 무슨 일을 해야 뛰어넘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히어로즈 오브 메이플에서 에반이 영웅들의 새 리더로 인정받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업적이라 부를 수 없고, 심지어 그 과정의 묘사와 개연성이 부족하다. 에반 직업 스토리도 다른 영웅들과의 조우가 없는 데다 내내 블랙윙한테 호구만 잡히지, 만렙이 275인데 겨우 레벨 75에 스토리가 끝이라 성의없음의 끝을 달리는데, 결국 넥슨이 스토리에 신경을 안 쓰고 게임을 만드는 게 만악의 근원인 셈이다.‬

19.

에반은 헤네시스 아이지만 드래곤이랑 같이 다녀서 그런가 리프레랑도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18.

‪루미너스는 하얀 마법사의 반신이면서도 닮았다기보단 반대되는 점이 많은데, 머리 모양부터 장발과 단발로 다르고, 하얀 마법사가 타인을 대할 때 정중한 한편 이상적인 세계를 만들고자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한 반면, 루미너스는 종종 타인에게 까칠하게 굴며 현재 세계의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성향을 보인다. 혹시라도 자신이 하얀 마법사의 전철을 밟을까 봐 스스로에게 엄격한 성향이 타인에게도 적용되면서 까칠한 태도가 나타나고, 하얀 마법사가 무리하게 이상을 추구하다 타락했음을 경계해서 체제의 변혁보다는 유지를 지지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17.

하이레프 캐릭터들의 얼굴을 사랑하는 편. 히오메도 이 그림체, 퀄리티였으면 좋았을 텐데. 여담으로 애런은 던파 크리에이터랑 닮았는데, 뾰족귀까지 똑같다. 크리에이터가 성전환 흑화해서 옆동네 보스로 전직한 건지.

아크 도트는 오드아이인 게 좋은데 스탠딩 일러스트는 원래 눈인 걸 좋아한다. 투명에 가깝도록 연한 청회색 눈이 참 예쁘다.

16.

데미안은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구석이 있다. 성숙한 형 데몬과의 대비로 유독 아이 같아서 불행이 안쓰럽고, “우리는 나약하게 태어났지만 나약하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를 외치는 그를 마족 병사들이 따르는 거며, 힘을 얻을수록 몸이 망가지고 죽을 걸 알면서도 멈추지 않는 것도 짠하다.

15. 알베아크

“바보 멍청이들의 영원한 우정을 위해”

14.

고대유적 파르템 하는데 자칭 흑마법사 삼형제 이름이 성경의 세 동방박사(마기) 이름이다. 멜키(멜키오르), 발터(발타자르), 캐스퍼(카스파르). 동방박사들은 아기 예수에게 세 가지 물건을 바쳤는데 삼형제가 유물 셋을 모아 고대 괴수를 부활시키려 한다니 예수를 괴수로 재해석한 게 되나.

13.

아크 스토리는 4차 전직 때 아크가 절반만 스펙터화한 이유를 알게 된 이후로 진전이 없는데, 아크가 근원의 지식을 본 댓가로 몸의 절반과 기억을 잃었다고 하니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겠다 싶었다. 이유 첫 번째는 아크가 잃었던 기억을 찾았기 때문에 몸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크의 상실이 강철의 연금술사와 유사하며 그를 참고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철의 연금술사의 주인공 에드는 금기인 인체연성을 시도했다가 진리의 문 너머의 지식을 보고 댓가로 왼쪽 다리와 오른쪽 팔을 잃는데, 결말에서 그는 진리로부터 잃어버렸던 몸을 돌려받는 데 성공한다. 대신 연금술을 쓸 수 없게 되는데, 하이레프와 근원에 관련된 문제가 해결된다면 아크도 몸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동시에 스펙터의 힘을 잃지 않을까 싶다. 

전란의 시대에 태어나 사관학교를 거쳐 끊임없이 전장에 섰던 아크가 제게 들러붙었던 스펙터와 함께 전장의 운명을 내려놓고 다른 평화로운 삶을 찾는 게 보고 싶다. 그 옆에 알베르도 함께하면 더 좋겠다.‬

12.

하얀 마법사에 용병, 아크까지 메이플의 이상주의자들을 좋아한다. 이상주의가 사는 데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그들의 인생이 보여주고 있지만. 하얀 마법사는 초월자였으나 용병과 아크는 평범한 사람으로 어두운 시대를 살면서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하얀 마법사가 인간의 세상에 신의 도시를 재현하겠다 했을 때 기독교와 맑스주의의 대립이 떠올랐다. 기독교 세계관에서 사람은 죽은 뒤에야 비로소 천국에 갈 수 있고, 지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결코 그 경지에 도달할 수는 없다.

여기에 맑스주의는 죽은 뒤의 천국이 무슨 의미가 있냐 반문했고, 계급투쟁과 해방을 통해 지상 낙원을 실현하고자 했다. 메이플 세계관에서 초월자라 해도 더 상위의 존재인 오버시어의 뜻에 휘둘리기에 하얀 마법사/검은 마법사는 그로부터 세계를 해방하기를 원했는데, 신의 질서에 반기를 들고 인간의 낙원을 꿈꿨다는 점에서 하얀 마법사가 현실에 태어났으면 역사에 남은 혁명을 도모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얀 마법사와 맑스주의자들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 싶은데, 기존 질서에 반기를 들고 세계 해방을 목표로 했지만 결국 강력한 독재자가 되었다는 점이 현실 공산주의의 말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비단 공산주의뿐 아니라 세계의 혁명을 논하는 모든 이상론이 언젠가 새로운 적폐가 될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11.

상당한 강자이면서도 담백한 성격이라는 점에서 용병을 좋아한다. 언뜻 냉소적, 관조적으로도 보이지만 약자를 외면하지 않고, 세계의 구원을 바랐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얀 마법사는 그 천재성 때문에 주위에서 추앙받거나 혹은 배척당하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용병만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채 하얀 마법사의 이상 추구를 곁에서 끝까지 지켜봤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얀 마법사에게 친구, 이해자라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용병이지 않았을까.

10.

그림자 연금술사에 이어 설원의 음유시인 클리어했다. 자신들의 뒤에 올 희망을 믿고 기꺼이 스러져 간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스타워즈 로그원이 떠올랐다. 희생 클리셰라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감정은 이런 데 약한지라 슬퍼졌다.

09. 프리에반

프리에반에 치였다… “내 사랑스러운 후계자”, “아가“ 너무 좋은데.

‪프리드랑 에반 스토리 잘은 모르지만 천재 대마법사가 순진한 농장 소년을 후계자로 만들어 제 모든 걸(드래곤, 마법, 영웅 동료들까지) 쥐어준다는 점에서 계략공, 집착공, 키잡으로 해석할 여지가 차고 넘치는 것 같다.

08.

알베르의 마력 날개는 불꽃을 방출하는 형상이었는데 스펙터 아크는 마력 회로 자체 내지는 스펙터 특유의 문양이 드러나는 건가 싶다.

07.

아크는 참 외로운 인물인데 가족은 아마 전쟁 중에 잃은 듯하고, 제 동족 하이레프가 그 전쟁의 가해자임을 깨달아 배신하면서 동족 전체에 더해 절친했던 친구와 적대 중이지, 이제 군인이 아닌데도 하이레프라는 이유로 받는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스펙터가 제 몸을 노리고 있기까지 하다.

현재 아크의 친구라면 카라반 정도지만 그들은 낙원을 찾아 여행 중이므로 곁에 없고, 함께한다 해도 튜토리얼 묘사처럼 카라반이 아크에게 의지하는 것에 가까울 것이며 아크가 그들에게 의지할 거라 보기는 어렵다.

카라반 외에 카일, 티어 등 일부 노바와 메이플 연합 구성원들이 아크를 인정해 우호적으로 대하고 있지만 성실한 아크의 성격 상 하이레프의 침략 피해자인 이들에게 죄책감을 갖지 않고 허물없이 지내기도 어렵다.

실상 아크를 나아가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튜토리얼 마지막에 언급되듯 알베르와의 약속이며(비록 그와 적대 중이라 해도), 근원의 기억이 알베르와의 추억을 비추는 이유도 아크가 그 추억을 되새기며 고난을 버텨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알베르 탈영해서 아크랑 손 잡고 제른 다르모어 뿌셔뿌셔하자.. 그러고 나서 둘이 결혼해서 살림 차리자… 아무리 생각해도 아크의 해피엔딩은 그것뿐이다

06.

아크 하면 먼저 연상되는 건 노아의 방주지만, 구약성경에서 모세가 신의 말씀(십계명)을 받아 새긴 판을 보관한 계약의 궤도 Ark(라틴어 Arca)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신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했던 약속이 한 번 깨졌다가 다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아크와 알베르의 관계와 유사하다 볼 수 있겠는데, 졸업 메달로 상징되는 둘의 약속도 아크가 하이레프 군에서 이탈한 뒤 군 소속인 알베르와 적대하게 되면서 한 번 깨졌다. 그러나 알베르가 말은 차갑게 해도 아크를 해치지 않은 점, 아크가 여전히 알베르와의 추억을 소중히 여기는 점을 고려하면 이후 두 사람이 화해하며 서로를 지킨다는 약속을 다시금 이루는 전개도 가능할 듯 싶다.

덧붙여 방주든 궤든 무언가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함의가 있는데, 이 또한 아크가 그 몸에 스펙터를 담은 존재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05.

아크에 대한 펜릴의 평가가 “동족의 광기를 저지하고 세계를 구할 숙명. 유리같이 섬세한 내면을 지닌 당신이 과연 그 가혹한 길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인데, 유리같이 섬세한 마음이라는 건 에반게리온에서 카오루가 신지한테 했던 대사의 오마주인가 싶다.

04.

아크라는 이름은 노아의 방주에서 유래한 걸로 보이는데, 창세기에서 방주가 신이 내리는 재앙(홍수)으로부터 노아의 가족과 동물들을 보호하듯 아크는 생명의 초월자 제른 다르모어가 자행하는 학살로부터 무고한 이들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게 된 계기는 신이 인류의 타락에 실망해 살아 숨쉬는 모든 것을 없애 버리기로 결심한 일인데, 제른 다르모어의 계획도 모든 생명을 멸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차이점이라면 신은 노아의 가족과 동물 한 쌍씩을 남겨 두었지만 제른 다르모어는 완전한 멸망 후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려 한다는 점, 노아의 방주는 신의 뜻이었지만 아크의 반발은 제른 다르모어에게 뜻하지 않은 일일 거라는 점이다.‬

03.

아크가 눈을 뜬 곳인 베르딜이 두 개의 태양이 뜨는 사막 행성으로 스타워즈의 타투인이 모티브라는 설을 봤는데, 바로 어제 플레이해 놓고도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사막인 건 알겠지만 태양이 두 개였는지 가물가물하다. 지명이 베르딜인 것도 나중에 알았으니 내가 부주의한 건가.‬

‪스토리상 아크가 베르딜로 돌아갈 이유가 없는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2차 전직 후 베르딜에 다시 못 가는 점과 아크에게 귀환 스킬이 없는 점이 아쉽다. 대신 카라반과의 통신을 통한 버프가 있기는 하지만.‬

02. 알베아크, 하마용병

메이플에서 내가 잡은 BL이 하마용병이랑 알베아크인데 용병과 아크는 다른 듯 닮은 면이 있다 싶다. 주위의 기대나 책임, 혹은 운명을 짊어진 영웅이 아닌 떠돌이와 일개 군인이지만 선한 의지를 지녀 스스로 전장에 선다는 점에서.

용병은 검은 마법사와 대적하지 않을 수 있었고, 아크도 하이레프의 침략 피해자들을 못 본 척하거나 스펙터 잠식과 각성 후라도 전장을 피해 조용히 살 수 있었다. 그들은 영웅적 사명을 부여받아 태어나지도 않았고, 민족이나 국가의 지도자도 아닐 뿐더러, 그들의 적이 그들에게 직접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니었으므로.

그렇지만 용병은 아린을, 아크는 카라반을, 곧 전란 속에서 궁지에 몰린 약자를 외면하지 않고 도왔으며 약자들에게 향하는 거대한 악의를 막으려 했다. 그들에게는 그래야 할 의무가 없었음에도. 신화나 전설, 영웅적 카리스마가 아닌 그저 곧고 선한 의지를 지닌 한 사람.

담백하고 수수한 듯 곧고 선한 그 의지를 하얀 마법사도 알베르도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석다 여기는 한편 모순되게도 끌리며 좋아한다는 설정을 밀고 있다.

01. 알베아크

아크 이제 막 시작했는데도 알베아크 찐사랑인 걸 알겠다… 눈 떴을 때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기억도 알베르가 불렀던 자기 이름, 처음 되찾은 기억도 알베르와 처음 전선에 갔을 때 기억.. 아크한테 기억이란 알베르와의 추억과 동의어인가 싶다…

림보의 의식으로 죽는 줄 알았던 순간 아크가 생각한 게 알베르와의 약속(너를 지키겠다)을 못 지켜서 미안하다는 거였고, 그 순간 아크를 구한 게 알베르, 되살아난 아크가 기억을 찾은 뒤 세운 목표가 알베르와의 약속을 지키는 거라니 알베르는 아크의 인생 그 자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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