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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썰·감상·해석

로이에드

by RAYO. 2015. 10. 6.

20.

구강철 기반 현대 AU로 불행한 에드. 트리샤가 병으로 일찍 죽는다, 호엔하임은 집에 거의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해외 발령이 자주 나고 바쁜 직업에 종사해서)는 건 같은데 동생(알) 없이 외동이라는 설정.

어린 에드에게는 어머니의 죽음이 당연히 큰 충격이고 그를 감싸줄 애정과 보살핌이 절실한데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호엔하임은 또 일 때문에 사라져 버림. 어머니가 앓은 끝에 병사할 때까지 병원에 한번 와보지도 않는 아버지에게 에드는 의문을 품었는데 트리샤가 죽고나서야 잠깐 나타나서는 또 가버리자 의문은 원망과 증오로 바뀜.

그러던 어느 날 로제라는 젊은 여자가 에드의 집에 찾아왔으면. 호엔하임이 외국에서 알게 된 여자인데, 가정부 겸 에드를 보살펴줄 사람으로 고용해서 보낸 것. 로제는 상냥했지만 에드는 그녀에게 마음을 열지 못함. 로제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에드는 호엔하임과 그녀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었음. 호엔하임이 외국에서 젊은 로제에게 빠져 트리샤를 나몰라라한 것이 아닌가 하고.

로제는 혼자 온 것이 아니라 그녀의 아기와 함께 왔는데, 아기의 이름은 알폰스 하이드리히. 로제는 아기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는데, 에드는 아기의 아버지가 호엔하임일 것이라고 생각함. 로제가 없을 때 아기를 들여다보며 네가 내 동생(에드의 가정 하에서는 이복동생이 되니까)이구나 하고 중얼거리고는, 알폰스, 알폰스 하이드리히- 아니, 알폰스 엘릭. 하고 불렀으면.

조금 덧붙이자면 호엔하임이 로제와 불륜 관계라든가 로제의 아이가 호엔하임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라든가 하는 건 어디까지나 에드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뿐 사실은 아님. 어머니의 죽음과 아버지의 방치로 상처받은 아이의 망상 같은 것.

트리샤가 살아있을 때 에드에게 있어서의 '가정'은 호엔하임, 트리샤, 그리고 자신으로 이루어져 있었음. 그런데 트리샤가 죽고, 자신에게 남아 있었어야 할 호엔하임은 그와 로제, 알폰스로 이루어진 새로운 가정을 만듦(어디까지나 에드의 생각 속에서). 원래의 가정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현재의 가정은 '나는 저기에 낄 수 없다'는 소외감을(호엔하임이 트리샤를 버리고 로제를 택했다면 트리샤의 아이인 자신은 호엔하임의 가정에 낄 수 없다고 에드는 생각함) 에드에게 주게 됨.

이러한 에드의 상실감과 소외감을 달랠 단서를 쥔 것은 에드의 아버지이자 단 하나 남은 가족이기도 한 호엔하임이었음. 에드는 자신이 상실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만든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면서도, 상실감과 소외감을 달래기 위해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함. 이것은 에드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내면의 욕구였음.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하는 그래서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품은 채, 집에서든 학교에서든 에드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고 늘 혼자 지냄. 학교 수업도 거의 듣지 않는데 머리가 좋아서 성적은 우수함. 특히 과학을 잘했는데, 학교 선생들은 수업도 안 듣는데다 건방지게 어른을 무시하는 에드를 싫어했지만 과학 선생만은 에드의 천재성을 높이 사서 에드에게 잘해줬으면.

처음에 에드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자기에게 끈덕지게 말을 걸고 잘 대해주려 하는 과학 선생을 귀찮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어릴 적 어머니의 죽음 이후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게 됨. 그러다가 사제관계로는 부적절한 관계까지 가는데, 학교에 보는 눈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이 관계가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하자 선생은 갑작스레 장기 휴직을 신청하더니 에드와 연락이 끊어짐. 즉 잠수탐.

에드는 선생이 사라졌는데도 그다지 배신감은 느껴지지 않는 것에 스스로도 조금 놀라고, 어느 정도는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도 함. 자신은 그와의 관계를 좋아했을지언정 그를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고. 이 일을 계기로 에드는 자신의 욕구(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싶다)를 비틀린 상태로(나이 많은 남자와의 관계) 자각하게 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원조교제를 택함. 또래의 아이들이 여자친구를 사귀듯이 성인 남성과 연애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렇게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관계를 가지다가 어느 날 로이 머스탱을 만났으면 좋겠다.

19.

독일어 배우는 에드가 보고 싶다. 문을 넘어서 에드가 처음 갔던 현실세계인 런던의 언어는 아메스트리스에서 사용하던 영어랑 같아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로켓과학 공부하러 독일로 가면서부터가 문제겠지. 영어 못하는 것도 아니면서 수업도 세미나도 꿋꿋이 독일어로만 진행하는 교수와 그곳 학생들 때문에 급하게 독일어 공부했으면. 하이드리히가 옆에서 도와주면 좋겠다. 평소 똑부러지면서 과학자 특유의 괴팍함과 까칠함을 겸비한 에드가 a(아), b(베), c(체)... 하고 알파벳부터 배우는 모습은 하이드리히 입장에서 무척 귀여워 보일 것 같다. 에드는 머리가 좋으니 금세 독일어를 잘하게 될 것 같은데, 에드의 천재성이 이럴 때만큼은 아쉽다고 생각하는 하이드리히.

18.

'몸부림치다 눈을 떠 보면 밤중이었다. 그는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날 줄 몰랐다. 나의 몸에서는 그의 정액 냄새가 났다. 그는 나를 좋아했다. 그는 어린 나를 좋아했다. 그는 완전하게 나를 좋아했다.'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中

17.

일찍 떠오른 태양이 환하게 비추는 여름날 아침, 베란다로 드는 햇살과는 다른 열기에 잠에서 깨는 에드가 보고싶다. 눈을 뜬 그 앞에는 밉살스런 상관이지만 연인이기도 한 대령의 자는 얼굴. 아침잠을 깨운 열기의 정체가 자신을 꼭 끌어안고 있는 대령의 체온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에드가 대령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대령이 꿈쩍도 안 했으면 좋겠다. 잠이 덜 깨서 몸에 힘이 안 들어갔나 싶어 다시 한 번 밀어봐도 여전히 미동도 없었으면. 몇 번을 시도해도 소용이 없어 지친 에드 앞에 대령의 얼굴은 여전히 평화롭고, 입가에는 미소를 띤 채로. 당신, 자는 거 아니지? 깨 있는데 일부러 이러는 거지? 그 얼굴을 향해 열을 내 보아도 대령의 팔은 에드를 놓아주지 않아서, 결국 포기하고 대령에게 안긴 채 다시 잠을 청하는 에드가 보고싶다.늦은 해가 뜨고도 좀더 시간이 흘렀는데도 햇살이 희미한 겨울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대령님도 보고싶다. 쌀쌀한 아침 공기 속 작은 온기를 느꼈으면 좋겠다. 조그만 연인이 겨울의 추위에 웅크리고서, 따뜻함을 찾아 자신을 꼭 껴안고 있는 것을 알고는 그 작은 몸을 마주안아 주었으면. 포근한 아침 풍경.

16.

에드는 대령님한테 부탁할 게 있어도 공손한 태도는 절대 취하지 않을 것 같다. 내 말대로 해 줘야 하는 이유, 그렇게 해서 그쪽에 돌아갈 이익을 당당한 태도로 논리정연하게 주장할 듯. 그러면 대령님은 '이런 건방진 꼬맹이를 봤나' 싶으면서도 에드의 주장을 귀기울여 듣고, 몇가지 질문을 던진 후 잠시 생각을 정리하겠지. 그러다가 '자, 안 들어주고는 못 배기겠지?' 라는 표정으로 득의양양해 있는 에드에게 문득, "The magic word?" 라는 말을 툭 던졌으면. 대령의 말의 의미를 깨달은 에드의 구겨진 얼굴과, 에드가 보기에는 기분 나쁜 웃음을 띤 대령의 얼굴이 대비되고. 인상을 쓴 채 한동안 대령을 노려보던 에드가 마침내 체념한 듯, 대령의 눈을 피하고서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Please." 하고 내뱉았으면. 작은 소리였지만 분명하게 들려온 그 말에 대령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Well," 하면서 에드의 요구를 받아들이겠지. 에드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역시 정말 싫다고 생각할 것 같다.

15.

중후한 나무 문을 가볍게 두드린 후 서재로 들어서는 소년. 단화를 신은 소년의 발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리고, 군대의 제식으로 훈련된 걸음걸이는 정확하게. 야생마 같던 아이가 길들여지기까지의 시간은, 가터벨트로 고정한 니삭스 아래 감추어진 채로 남아, 선명한 붉은색으로. 소년이 마주하는 시선은 서재의 주인. 소년의 금빛 머리칼부터 반바지 밑으로 매끈하게 뻗은 다리까지 면밀히 훑어내리는 남자. 그를 등진 채로 선 소년의 허리띠가 풀어지고, 바지가 다리를 지나 발치로 떨어지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소년의 엉덩이. 앞섶만 겨우 가린 채 항문을 팽팽하게 조이는 검은 끈이 속옷을 대신하고. 잘 다려진 셔츠, 단정한 옷차림 속에 숨겨진 음란한 광경. 절제와 음욕이 뒤섞인 고풍스러운 서재. 에드 팬티를 대령님이 손으로 튕군다거나, T팬티로 조여진 엉덩이를 때리는 플레이 같은 것도 보고 싶다.

14.

오늘 산 가이드북의 작가님 인터뷰에 나온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에드의 인체연성을 처음으로 꾸짖은 게 대령님이라고. 피나코에게 엘릭 형제는 귀여운 손자 같은 아이들이고, 그녀는 연금술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아니었기에 아이들을 혼내기보다는 감싸고 안쓰럽게 여겼지만 대령은 연금술사이고 삶과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 본 사람이니까. 인체연성을 저지른 것을 질책함과 동시에 에드에게 국가 연금술사라는 가능성을 제시해 일으켜 세운 것도 대령님. 이런 둘의 관계성이 좋다.

13.

대령이 에드를 뒤에서 끌어안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검은 민소매를 젖히며 살갗을 더듬어 올라갈 때. 에드가 못마땅한 얼굴로 발정났냐, 변태냐고 불평하면서도 대령을 밀어내지는 않을 때. 대령의 손길을 따라 훤히 드러난 에드의 허리에 피어난 하얀 반점들. 연인을 쓰다듬던 손길은 멈추고, 반점을 바라보는 대령과 왜 그러냐고 묻는 에드. 소년이 몰랐던 자국들. 거울로 볼 수 없는 위치인데다, 드러내고 다니는 곳도 아니니까. 몸을 좀 챙기라는 질책에 무안한 듯 항변하는 에드. 그의 몸을 그 자신보다 구석구석 들여다보고 아는 것이 그의 연인. 흰 반점이 어떻게 그곳에 생겨났는지는 그도 에드도 알 수 없었으나. 문득 소년의 살갗에 번진 자국을 핥으면. 질색하는 에드에게, 크림맛이 날 것 같아서, 크림을 쏟은 것만 같아서.마음에 안 들어. 크림을 싫어하나? 우유맛이 나니까. 다음 국가 연금술사 모임 디저트는 생크림 케이크가 좋겠군. 망할 대령, 당신 성격 나빠.

*에드의 허리에 생긴 하얀 반점은 실제로 있는 병인 백반증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인데, 백반증이란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것. 이게 왜 발생하는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글에서는 진리의 문에 여러번 드나든 결과로 몸에 나타난 부작용, 이라는 걸로. 진리를 본 연금술사들 중에서도 에드만 한번이 아닌 몇번이나 진리의 문에 갔으니까.

12.

개인적으로 호모 연성은 질척한 분위기인 게 취향인데 그래서 그런지 뒷세계 관련(폭력조직, 마약, 매춘 등) 혹은 전쟁 중인 걸 좋아한다. 이런 것도 중2병인지 모르겠지만. 암울한 배경이 인물을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아가 인물이 망가지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게 좋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결코 할 수 없을 법한.

에드에게 이걸 적용시켜 보자면, 내 망상에서 에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알이다. 에드는 동생을 정말 사랑하지만 동생에 대한 죄의식과 그로부터 비롯된 강박적인 성향이 있는데 그게 극한 상황을 만나 파국으로 치닫는 것. 이런 배경에서라면 로이는 에드에게 있어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이해 관계는 그럭저럭 일치하기 때문에 협력하는 조력자 포지션인 게 좋다. 에드랑 잠자리를 하는 사이이기도 한. 러브러브한 연인이라기보단 FWB 느낌이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로이가 에드와 마음을 나누는 연인이 되어 나락으로 향하는 에드를 구해줄 수도 있고, 본인의 사정(로이에게도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으니까) 때문에 본의 아니게 에드를 배신해 더 깊은 나락으로 처박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11.

에드가 마법소녀 해 줬으면 좋겠다. 마법 주문 외치면서 긴 머리 묶고 요술봉 휘둘렀으면. 복장은 미니스커트. 거기에 판치라를 끼얹어서 빨주노초파남보 동그라미 팬티! 프리즈마 이리야의 매지컬 루비 같은 사기꾼 요술봉 때문에 강제로 마법소녀 하는 에드가 보고 싶다. (여체화는 아니라서 성별은 그대로 남자) 요술봉에 조종당해(?) 윙크하면서 손발 오그라드는 주문과 함께 요술봉 휘둘러 놓고 나중에 수치사. 로이에드로 가면 로이는 천사소녀 네티의 셜록스 포지션으로 에드를 쫓아다니는 것도 좋고, 세일러문 에드-턱시도 가면 로이도 괜찮겠다. 무능한 대령님. 아니면 둘이 같이 미니스커트 입고 요술봉 뾰롱뾰롱하는 것도 좋다. 윈리랑 중위님에게 그 꼴을 목격당했을 때가 볼 만할 듯.

10.

에드랑 하이드리히가 CC면 좋겠다. 강의가 한창 진행 중인 강의실에서 책상 밑으로 손 깍지 껴서 꼬옥 잡고 있었으면. 캠퍼스 안 잔디밭, 커다란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 아래서 둘이 오후를 보내는 것도 보고 싶다. 에드는 당연하다는 듯 하이드리히 무릎을 베고 누워 있고 그런 에드를 하이드리히는 사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봤으면.

09.

고아 에드를 주워다 키우는 후견인 대령님 보고 싶다. 전쟁통 한복판에서 만난 꼬맹이가 연금술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고 데려다 키우는 걸로. 전쟁으로 치안이고 뭐고 엉망인 길바닥을 전전하며 살아남아 온 탓에 에드는 어린애 주제에 꽤 거친 성격이었는데 대령님이 에드를 사회생활에 무리는 없을 정도의 성격으로 길들여 나갔으면. 야생의 짐승이나 다름없이 살아온 어린애에게는 말보다는 몸으로 깨닫게 만드는 게 즉효였기에 에드가 무언가 잘못하면 회초리를 들었으면 좋겠다.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에드가 손으로 바짓단을 꼭 쥔 채 부들부들 떨면서 매질을 견디는 거 보고 싶다. 평소에는 반바지 밑에 니삭스를 신는데 그걸 벗는 건 오로지 대령 앞에서였으면. 소년이 몸을 숙여 검은 니삭스를 내리자 드러나는 하얀 다리와 그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붉은 자국들, 체벌의 흔적들. 그것들을 만드는 것도 볼 수 있는 것도 자신뿐이라는 사실에 만족하는 대령님과 그런 대령님에게 길들여져 가는 에드가 보고 싶다.

08.

대령님이 에드를 자기 개 취급하는 거 보고 싶다. 개한테 옷은 필요 없으니 입고 있는 거 다 벗으라고 명령했으면. 개목걸이에 목줄 착용은 덤. 의자에 앉지도 못하게 하고 바닥에 무릎꿇린 채 일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일을 끝내고는 이리 오라고 에드를 부르는데, 에드가 일어서려 하자 목줄을 당겨 넘어뜨렸으면. 개는 네 발로 기는 거라고 말하면서. 에드가 대령을 향해 기어가는데, 오래 무릎꿇고 있었던 탓에 다리가 저리고 후들거려 멈칫할 때마다 대령이 목줄을 당기면서 재촉했으면 좋겠다. 겨우 대령 앞에 도달한 에드가 대령을 올려다보자 지시봉으로 뺨을 후려쳤으면. 맞은 자리에 붉은 선이 생기고 이내 선명한 통증이 에드를 덮치는 가운데, 주인을 기다리게 만들다니 훈련이 덜 되었다는 대령의 말이 들려옴.

07.

뜬금없이 생각난, 샴발라 로이에드로 보고 싶은 장면. 에드가 손을 뻗어 대령 눈의 안대를 벗겨냈으면 좋겠다. 안대 위로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사이로 드러나는 감긴 눈꺼풀. 그 위를 덮은 흉터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대령은 감은 눈을 뜸. 눈동자에 빛은 더 이상 비치지 않는데도 그 눈은 똑바로 에드를 바라보고 있었음. 그 시선을 마주한 채 에드는 말없이 대령의 옆얼굴을 어루만짐. 오른손과 왼눈, 각자 무언가를 잃어버린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게 보고 싶다.

06.

구 강철 4번째 OP 영상 중 대령님 장면을 보면서 생각한 건데, 구 강철 막바지의 피폐해진 대령님이 에드에게서 위안을 찾는 게 보고 싶다. 일단 대령님과 에드가 이미 사귀는 사이라는 설정. 자주 티격태격하면서도 눈이 마주치면 두근거리기도 하고, 말없이 서로 껴안은 채 오후를 보내기도 하는 연인 사이ㅇㅇ 그런데 가끔 대령님이 침울해질 때가 있었으면 좋겠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그게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는 것. 이럴 때의 대령님은 에드를 자기 집으로 불러들이고는 함. 부름을 받은 에드가 대령의 집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면 평소의 반듯한 모습이라고는 간 데 없이 풀어헤쳐진 셔츠에 흐트러진 모습의 대령이 에드를 맞았고, 그들이 곧장 향하는 곳은 침실이었음. 침대맡에 어색하게 자리한 에드의 시선이 테이블에서 그 위에 놓인 위스키 병, 내용물이 반쯤 남은 잔으로 향했다가, 어느새 다가선 대령의 검은 눈에 사로잡힘. 가라앉은 그 얼굴이 낯설어 흠칫 물러서는 에드를 대령이 붙잡고, 이내 알싸한 내를 풍기는 숨이 에드를 잠식함. 그렇게 밤이 시작되었음.

05.

아메스트리스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인 듯하던데, 대령님이 에드를 우리 애(our kid)라고 부르는 거 보고 싶다.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말한다는 가정 하에. 대령님이 에드를 스카웃하고 나서 강철의 연금술사가 이래저래 공적을 쌓고 그에 따라 대령님 평판도 올라가자, 대령님을 견제하려는 세력들이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 보려고 혈안이 된 상태였으면. 대령님은 무능한 듯 보이면서도 빈틈 없는 사람이었기에, 어린아이인 에드를 몰아붙이는 편이 대령님을 공격할 단서를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 그들은 에드가 해결했던 일 하나를 물고 늘어지면서, 당사자인 강철의 연금술사를 직접 심문하겠다며 숙소에 갑자기 들이닥쳐 에드를 끌고 감. 조금 뒤 그 사실을 알게 된 대령님이 에드가 끌려간 곳으로 달려가서 우리 애한테 뭐하는 짓거리냐고 했으면 좋겠다 *_* What the hell are you doing to OUR KID? 정도이려나. 자리의 군인 일동과 에드가 뜨악해하는데 대령님만 침착하게, 지금 이 행위는 군법 위반이고 책임을 물을 것을 선포한 다음 에드의 손을 잡아끌어 데리고 나감. 어 사실 대령님은 에드를 구해내는 일만 생각하느라 그 순간 자기가 우리 애라고 말한 걸 인식하지 못함... 무의식의 발현ㅋㅋ 나중에 알고 나서 스스로도 민망해했으면. 이 일로 로이 팀 사람들이 대령님과 에드를 엄청 놀리고ㅋㅋ 얼레리꼴레리 우리 애래요~

04.

수위가 있는 로이에드 2차 창작에는 현자의 돌에 관한 정보를 주는 대가로 로이가 에드에게 관계를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유명했던 모 동인지의 영향인지... 구 애니에서 형제의 비밀(인체연성 관련)을 쥐고 부려먹는다는 언급이 있기도 했고. 그런데 굳이 이런 협박거리가 아니더라도 에드는 로이가 관계를 요구한다면 거부할 수 없을 것 같다. 나이, 물리력과 전투력, 군 내 계급까지 권위를 가질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로이가 에드 위에 있으니까. 그리고 군대라는 게 윗사람에게 아랫사람이 절대복종할 것을 요구하는 곳인 만큼 아랫사람이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윗사람을 고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 이건 현실의 우리나라 군대도 그렇고 어딜 가도 마찬가지일 듯. 에드가 고발에 성공하려면 증언해 줄 사람을 포함해 군 내에 에드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텐데, 에드에게 있어 군에서 가깝다고 할 만한 사람들은 죄다 로이의 사람들일 테니... 에드 성격으로는 어차피 해결하지 못할 일이라면 알이나 윈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할 것 같으니(걱정할 테니까), 결국 혼자 끌어안고 버티지 않을까. 그냥 군을 그만둬 버린다는 선택지도 있겠지만(비밀을 끌어안고 혼자 그만두든, 어차피 그만둘 거 당했던 일 다 까발리든), 알의 몸을 되찾을 때까지 에드에게는 국가 연금술사 지위가 필요할 테니 그러지도 못할 것 같다. 뭔가 길어졌는데, 결론은 로이가 나쁜 마음 먹는다면 에드는 한없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

에드가 대령에 의해 강제적인 관계를 가지면서도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버티는 중, 이라는 설정으로 보고 싶은 게 있는데 소원수리.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에드에게서 보고서를 받고 나서 관계를 가진 다음이었는데 대령이 에드에게 봉투와 종이 한 장을 주었으면. 에드가 뭐냐고 물으니 소원수리라고, 필요한 걸 군에 요구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경우 고발할 수도 있는, 익명으로 적어내는 종이라고 설명해 줌. 특히 후자를 강조하면서. 위에 쓴 이유들에 의해 에드가 못할 거 아니까 놀리는 거ㅇㅇ 의도가 뻔히 보이는 수작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는 에드는 대령을 노려보며 아무 것도 적지 않은 종이를 돌려줌. 필요없다는 말과 함께. 그러자 대령은 만족스럽다는 듯 웃고는 에드를 끌어안고 이마에 입맞춤. 대령의 품 안에 갇혀 버린 에드, 라는 걸로.

03.

그러고 보니 오늘이 6월 9일인데 69 관련 드립이나 연성이 하나도 안 보였던 것 같다. 나만 뇌썩인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이 가기 전에 69 로이에드 보고 싶다. 에드가 위, 대령이 밑인데 대령이 핀 포인트로 느낄 만한 데만 정확히 빨아대는 통에 에드가 정신 못 차렸으면 좋겠다. 에드의 싫어하는 얼굴이 보기 좋다는 이유만으로 평소 대령은 에드에게 펠라를 자주 시켰고 그 덕에 펠라에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에드였는데, 처음으로 자기 것이 빨리니까 당황해서 제대로 못하고. 그걸 보면서 대령이, 이제 좀 능숙해진 줄 알았는데 이래서야 쓸모없지 않냐며 에드를 놀렸으면. 에드는 화도 나고 수치스러워 죽을 것 같은데 아래를 빨리는 쾌감에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고작.

02.

같은 에드 오른쪽이라도 커플마다 느낌의 차이가 있는데, 키워드로 꼽자면 알에드는 애절함, 하이에드는 아련함이라고 생각한다. 알에드나 하이에드와 비교할 때 로이에드는 담백하고 건조한 느낌. 담백하게 포카포카할 수도 있고, 철저하게 비즈니스적인 관계인데 잠자리도 하는 그런 느낌으로도 될 수 있는 것 같고.

01.

대학교 AU. 총장 자리를 노리는 야망 있는 젊은 교수 로이 머스탱과, 초중고를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센트럴대학교에 최연소로(12살) 입학한 천재소년 에드워드 엘릭. 사실 원작에서 국가연금술사의 지위로 따지면 에드도 학부생이 아니라 연구원 내지는 교수쯤 되어야 할 것 같지만 내가 교수x학생이 보고 싶은 관계로(...). 과는 화학과. 에드가 입학하기 전부터 둘은 아는 사이였고 입학할 때 추천서를 써 준 것도 로이. 그래서 로이는 에드를 자기 연구실의 인턴으로 쓰면서 있는 대로 부려먹음. 로이 팀의 다른 사람들은 연구실의 박사, 석사과정생. 젊고 잘생겼으며 강의력도 좋은 로이의 수업은 인기가 많았는데 그 수업들의 조교는 에드가 맡음. 그런데 보고서나 시험 채점에서 워낙 엄격한 탓에 에드의 별명이 강철의 조교ㅋㅋㅋ 영 좋지 못한 학점을 받은 학생들은 콩자루라거나 꼬맹이 등의 호칭으로 뒤에서 수군댔으나 그게 강철의 조교의 귀에 들어가는 날에는 무사하지 못하게 된다는 카더라(...)가 화학과에 전해짐.

로이와 에드의 만남, 둘의 과거와 현재, 이 썰 전체를 통틀어 중심이 되는 요소는 화학무기(독가스). 이 썰의 배경인 세계는 아메스트리스지만 연금술은 없다는 설정으로, 과학기술의 발달 정도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구 극장판(샴발라)의 배경인 1차 대전 이후 현실세계와 유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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