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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썰·감상·해석

etc.

by RAYO. 2015. 2. 10.

14. 러브 라이브!

다소 엄격한 분위기의 여학교에서 비밀 연애하는 호노니코 보고 싶다. 평소에는 코사카! 하고 부르면 네, 선배 라고 대답하는데 둘만 있게 되면 니코가 들릴락말락한 목소리로 …호노카, 하고 부르고 호노카는 활짝 웃으면서 응! 니코쨩! 이라고 대답하는.

13. 러브 라이브!

호노에리나 호노니코의 관계 포인트는 에리나 니코가 원하지만 가지지 못한 혹은 하지 못한 것(에리 - 학교를 지키기 위한 활동 &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니코 - 아이돌 활동)을 호노카는 아무렇지 않게 가지고 있고 하고 있다는 점일까.

호노카가 가진 것에 그리고 호노카라는 인간 자체에 끌리면서도 그럴수록 열등감, 자괴감 같은 것도 커지는 에리나 니코가 보고 싶다. 이런 경우 이야기 전개는:

1) 애니처럼 밝게 해결하는 걸로 가거나
2) 결국 폭발해서 쏟아내자 호노카가 감싸주고 감동 힐링
3) 호노카가 내민 손을 잡고 싶어하면서도 그녀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열등감에 거부하고 도망치듯 이별
4) 호노카가 천진난만한 얼굴 하고서 귀축. 자각 없이 어린아이처럼 순수한데 잔인해도 좋을 것 같고 본인이 자각하고 있어서 밝은 얼굴로 무시무시한 짓을 하는 하라구로여도 좋을 듯. 상대(에리 or 니코)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에 약점을 공략해서 완전히 망가뜨린 다음 소유하는 걸로.

12.

감사합니다. 그는 언제나 그렇게 말했다. 그는 침착한 태도로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찬찬히 살펴보고는, 그것들을 주신 신께 감사를 드리곤 했다. 그는 아주 독실한 신앙인으로, 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감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하곤 했다. 네가 감사하는 모든 것을 빼앗으면 너는 어떻게 될까. 마지막에는 네가 믿는 신마저도 짓밟아버린다면. 그렇게 되어도 너는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생각을 한 이유가, 그를 미워해서였는지 아니면 좋아해서였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나는 꿈틀거리는 욕망을 누른 채, 그가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 모든 순간을 지켜볼 뿐이었다.

11.

남을 상처입히는 데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사이코패스 소년x남한테 상처받는 것과 자신이 남한테 상처주는 것 둘 다 병적으로 무서워하는 여린 소년이 보고 싶다. 둘의 관계가 사랑이라 하긴 애매하지만 편의상 BL연성인 셈치고 공, 수로 분류.

사람과 관계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상처입고 또 누군가에겐 상처줄 수밖에 없는데 그걸 무서워하다 보니 수에겐 친구가 없음. 공은 남을 해하는데 죄책감이 없는 비정상인이지만 상식은 있어서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 남과 관계하지 않음.

우물쭈물하는 사이 이미 만들어진 그룹들에 끼기는 무서워서 계속 혼자 지내던 수는 어느날 자기처럼 항상 혼자있는 공을 발견하고 동질감 + 친구하고 싶은 마음에 말을 걺. 공은 무시했지만 수는 포기하지 않아서 귀찮은 마음에 내버려둠.

그렇게 며칠이 지나는데 공은 수의 말과 행동을 가만 보다보니 아 이 녀석 상처받는 거랑 주는 걸 병적으로 무서워하는구나 하고 눈치채게 됨. 사람을 해하는 데 죄책감은 없어도 그걸 즐기지는 않던 공이었는데 수를 보다 보니 묘한 마음이 싹틈. 그렇게 공은 수 한정 S로 각성. 수한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척' 하면 좋겠다. 수가 공한테 푹 빠졌을 때쯤 공은 본색을 드러내는데 수는 이미 마음 줘버린 공을 멀리하지 못하고. 남한테 상처받는 걸 그렇게 무서워하던 수가 스스로 가장 상처받는 길을 택하고 무너져가는 걸 공이 즐겁게 지켜봤으면 좋겠다.

10.

내 BL 연성 중에 공과 수의 마음이 서로 통해 행복하게 맺어지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썸 내지는 육체관계가 있는 친구사이 정도는 되었는데 이제는 그조차 아닌 관계가 보고 싶어졌다. 이쯤되면 Boys 'Love'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듯.

공은 수의 몸에만 관심이 있어서 자기가 하고 싶을 때 찾아와서는 하고 나면 휙 떠나버리는데, 수는 공을 연애 감정으로 좋아하는데다 욕정도 공보다 강해서 정사 후에도 만족을 못하는 게 보고 싶다.

더 하자고 애원해도 공이 무시하고 가 버려서 혼자 남아 비참한 기분으로 자위했으면. 자신에게 맞춰주는 다른 상대를 찾으면 될 일인데 공을 향한 마음을 접지 못해서 비틀린 관계를 끊어내지 못한 채 망가져 가는 수가 보고 싶다.

09. 겁쟁이 페달

킹스맨을 보고와서 나 또한 최애컾으로 망상을 해봤는데, 신입인 오노다에게 젠틀맨의 매너를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슬쩍슬쩍 터치하는 마나미라든가. 옷매무새를 다듬어줄 때나, 혹은 약간 위축되어 있는 오노다의 자세를 바로잡아줄 때 허리 같은 곳을 은근슬쩍.

그동안 매너에 대해 뭐라 해도 한 귀로 흘리면서 그다지 중시하지도 않던 주제에 매너를 핑계로 오노다에게 수작(...)을 부리는 마나미를 선배들이 보면서 어이없어했으면.

그래도 평소에는 나름대로 젠틀맨답게 행동하지만 결국 젠틀맨은 못 되는 마나미가 보고 싶기도 하다.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오노다랑 뭔가 트러블이 생겼는데 대화가 말싸움이 되고 그 끝에는 오노다를 넘어뜨린 채 총을 겨누는.

패왕애인에 나온 것처럼 총구를 입에 밀어넣어도 괜찮을 것 같고. 그렇게 해도 해결이 안 나서 결국 눈 뒤집혀서는 타이 풀어헤치고 소매 걷고 오노다에게 폭력을 행사했으면. 그것도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걸로.

08. Altum Silentium

가톨릭 학교 배경으로 BL 보고 싶다. 사제 양성하는 신학교 말고 -신학교여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하다. po신성모독wer- 그냥 미션스쿨인데 엄한 느낌의 기숙사제 남학교.

오후 8시 저녁기도 이후 오전 8시 아침기도까지 침묵을 지켜야 하는데(Altum Silentium; 대침묵) 침묵에 들어가기 직전 마지막 말과 침묵이 풀린 직후 처음 하는 말이 항상 서로의 이름이었으면 좋겠다.

밤에 몰래 서로를 더듬는데 쾌락도 아픔도 애정도 서로의 이름조차도 소리내어 말할 수 없는 먹먹한 애절함, 언제 들킬지 모르고 들키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아찔함과 금기를 범하는 죄책감이 얽히는 와중에 그저 정신없이 서로를 탐했으면.

07. 은혼

1) 공권력 남용하는 오키타 보고 싶다. 긴토키한테 수갑 채워서 감방에 밀어넣는다든가. 긴토키가 저항하는데 손에는 수갑이 있어서 발로 차려고 하니 오키타가 그대로 잡고 다리를 벌렸으면.

2) 긴토키가 오키타를 평소에는 소이치로 군이라고 잘못 부르거나 제대로 불러도 오키타 군이라고 하는데 섹스하면서 절정으로 치닫는 와중에 오키타가 내 이름 불러보라고, 소고라고 불러보라고 그러고 긴토키가 쾌감에 정줄 놓는 마당에 소고... 소고... 하고 자기도 모르게 애타게 부른다든가. 오키타도 평소 부르던 대로 형씨가 아니라 긴토키 라고 이름 부르고.

3) 긴토키를 사랑하지만 그 마음을 가학적인 성욕으로, 비틀린 채로 표현할 줄밖에 모르는 오키타를 긴토키가 포용하고 바로잡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머리로는 앞의 문장처럼 생각하는데 몸은 그게 아니어서 죄책감 내지는 자괴감 느끼면서도 오키타와 관계를 가지는 긴토키도 좋을 것 같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기도 똑같이 정욕으로 오키타를 대해 버리는.

06. 겁쟁이 페달

낮 : "사카미치 군~ 포카리 마실래? 흘리지 말고 천천히 마셔!"
밤 : "마셔, 흘리지 말고."

05. Fate/stay night

밤, 눈 내리는 숲 배경으로 이리야가 시로한테 "술래잡기하는 거야, 오니-쨩-" 하고서는 "10을 셀게." 했으면. 시로가 막 도망가는데 느긋하게 숫자 하나씩 부르면 좋겠다. 독일어로... Zehn- Neun- 이러는 거지. 그리고 따돌렸나 싶어 시로가 뒤돌아보는 순간 "찾았다." 하고 푹찍 끔살...

04. 겁쟁이 페달

원작에서 오노다는 멘붕해도 힘내서 이겨나가는 타입 같지만... 언제 한번 크게 멘붕해서 죽은 눈+성격 나쁨 되면 어떨까. 로드도 그만두고. 그 소식에 이러니저러니 해도 오노다를 신경쓰고 있던 미도스지가 찾아오는데 오노다가 "미도스지 군은 아직도 로드 같은 거 타는 거야? 로드에 타 봐야 좋은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래서 미도스지 충격 받았으면. 거기에다 "자전거에 관련된 사람이랑은 그다지 만나고 싶지 않아. 돌아가 줬으면 좋겠어." 하고 문전박대해서 2연타. 행복의 색인 노란 색이 검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미도스지가 받으면 좋겠다.

03. 쿠로코의 농구

원작에서는 쿠로코가 1군이 되고 나서 키세를 만나게 되는데, 조금 더 빨리 만난다는 설정.키세가 아오미네를 동경해 농구부에 들어왔다는 설정도 원작과 동일함. 다만 마찬가지로 시기는 원작보다 조금 빠름.체육관에 남아 늦게까지 혼자 연습하던 쿠로코를 아오미네가 발견하면서 둘이 친해졌다는 설정도 원작과 동일. 아오미네는 쿠로코가 혼자 연습하고 있는 곳을 종종 찾아가 자기도 연습을 하거나 쿠로코의 연습을 도와주거나 함.그 사실을 몰랐던 키세는 어느 날 오후 아오미네를 찾다가 아오미네가 쿠로코의 연습을 도와주고 있는 것을 보게 됨.자신이 1 on 1을 하자고 계속 조르는 것은 귀찮아하는 아오미네가 연습을 도와주더니 대체 어떤 선수인가 싶어 지켜보는데, 쿠로코의 실력이 너무 형편없어서 놀람. 거의 모든 것을 조금 보면 금세 따라해서 잘할 수 있는 키세는 죽어라 열심히 하는데도 실력이 형편없는 쿠로코를 이해하지 못하고, 아오미네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태도와는 다르게 쿠로코에게 친근하게 구는 것에도 불만을 가짐. 그래서 이후 종종 쿠로코와 아오미네의 연습에 끼어들어 쿠로코를 무시하고 모욕함. 아오미네가 그만하라고 화내면 따르기는 하지만 그때뿐, 아오미네의 눈에 띄지 않게 계속 쿠로코를 괴롭힘. 이 같은 키세의 언행에도 쿠로코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묵묵히 연습할 뿐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키세는 아니꼬운 기분에 더 심하게 굴고는 함.원작에서도 쿠로코는 체력이 약한 편인데, 여기서는 그에 더해 선천적인 심장 질환이 있어 병약하다는 설정. 쿠로코는 자신의 몸 상태, 그리고 재능의 한계를 잘 알고 있지만 농구를 좋아하기에 다른 이들(특히 키세)이 뭐라 하든 묵묵히 연습할 뿐이었음.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쏟아지던 키세의 독설 중 아오미네와 같이 뛰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너한테 그게 가능할 것 같냐는 요지의 말을 듣고는 울컥함. 쿠로코에게 있어 아오미네의 존재는 농구를 좋아하는 마음 못지않게, 아무리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데서 오는 절망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동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 그렇지만 키세의 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눈앞의 키세에게 화를 낸들 변하는 것도 아니었음.쿠로코는 그저 자신이 연습을 해서 실력을 쌓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다음 날부터 연습 시간과 강도를 늘려 무리하기 시작함. 그렇지만 병약한 쿠로코가 무리한 연습을 오랫동안 견딜 수있을 리 없었고, 며칠 뒤 농구부의 연습이 없던 어느 날 혼자 체육관에서 일찍부터 연습을 하다 호흡곤란이 와서 쓰러지게 됨. 그리고 쿠로코가 있을 것을 알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를 괴롭히기 위해 체육관에 온 키세가 그것을 발견함. 키세는 당황해서 쓰러진 쿠로코에게 달려가 그를 흔들며 부르는데, 문득 쿠로코의 안 그래도 흰 피부가 창백하게 질려 있고 입술과 손가락 끝, 얼굴이며 몸의 군데군데가 푸르게 변해 있는 것에 눈이 감. 쿠로코가 호흡곤란을 일으키면서 산소 부족으로 청색증이 온 것이었는데, 키세는 문득 쿠로코의 그 모습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림. 그렇게 멍하니 있는 사이 아오미네가 체육관에 오는데, 체육관 안에서 벌어진 상황을 본 그는 달려가 키세를 밀어내고 쿠로코의 상태를 살핌. 그리고 키세가 넋나간 것처럼 있는 사이 구급차가 오고, 쿠로코가 실려가고, 아오미네가 따라감.이 사건이 있은 후 키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쿠로코에게 끌림. 그는 자신이 인정한 상대 외에는 살갑게 대하지 않는 주의였기에 여전히 쿠로코에게 가시돋친 말을 종종 하고, 그다지 친절하게 대하지도 않았지만 이전처럼 악의를 가지고 쿠로코를 괴롭히지는 않게 됨. 이런 변화에 키세는 스스로도 놀라고 당황하지만, 이내 변해가는 자신을 억누를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면 변해가는대로 충실하면 될 뿐이라고 생각함.

02.

소녀는 소년을 좋아하지만 소년은 소녀를 철저히 이용한다 대개 무관심과 냉대로 일관하지만 가끔은 희망고문도 하고...소년의 계획은 전세계 전인류에 걸친 것이었는데 대강 요약하면 현 세계 멸망과 신인류 탄생. 결국 소년의 계획대로 세계는 멸망하고 소녀 혼자 살아남는다. 첫번째 신인류가 되는 아이를 잉태하고서.

멸망한 세계 속에서 소녀도 거의 죽어가는 상태였는데도와주는 이 없이 며칠에 걸친 지독한 난산을 한다. 마침내 아이가 모습을 드러내고 소녀는 그것을 내려다 본다. 자신의 다리 사이로 밀어낸 쭈글쭈글한 핏덩이 아이는 저주에 가까워 보였다. 손 하나 까딱할 힘도 없는 소녀는 놀랍게도 아이가 스스로 움직여 자신에게로 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기존의 인간과는 다르게 만들어진 신인류인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모체를 잡아먹는다.

01. 겁쟁이 페달

배경은 가상의 고대쯤. 토도는 산신, 마키시마는 거미신. 마나미는 둘보다는 하급 신인 신선으로 신들 사이의 전령(심부름꾼 내지는 소식통) 역할. 마나미는 산 속의 복잡한 지리에도 훤하고 계곡과 절벽 사이를 나는 등 산을 돌아다니는 걸 좋아함.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산을 돌아다니던 마나미는 인간 마을의 전령 소년 오노다를 봄. 인간인데다 몹집도 작은데 자신과 같이 산을 잘 타는 것에 흥미를 느껴 지켜보게 됨.

그러던 어느 날 산길을 지나던 오노다는 뱀이 작은 새의 둥지를 위협하는 것을 보고 새를 구하려 하는데, 그러다가 뱀에게 물리게 됨. 그런데 하필 그 뱀은 독사였음. 독에 몸이 서서히 마비되어 죽음에 이르러 가는 오노다를 본 마나미는 저도 모르게 달려가 뱀을 짓이겨 버린 다음 오노다를 자신의 거처로 데려와 치료하고 보살핌.

마나미의 힘으로 생명의 위기는 넘겼지만 독의 후유증으로 오노다는 끙끙 앓음. 의식도 없이 앓는 와중에 타는 듯한 갈증 때문에 물... 하고 중얼거리자 마나미가 물을 먹여주려 하는데, 그 손길이 그다지 섬세하지도 못하고 오노다가 의식도 없다보니 제대로 못 마시고 흘림. 그러자 잠시 고민하던 마나미는 자신의 입에 물을 머금은 다음 오노다의 입 안으로 넣어줌. 시원하게 넘어가는 물의 느낌, 그리고 처음 느껴보는,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입에 닿았다 떨어지는 느낌에 오노다는 눈을 뜸. 그리고 처음 보는 얼굴인 마나미에게 누구시냐고 묻는데, 마나미는 "산에서 곤경에 처한 존재를 지나칠 수 없었던 자일 뿐이야. 너처럼." 이라고만 대답함. 그리고 이곳이 어디냐는 질문에도 답을 피함. 인간과 접촉하거나 인간사에 간섭하는 것은 신에게 있어 금기이며, 신의 거처는 산과 통해 있기는 하지만 인간계와는 다른 이계이기 때문.

질문에 대답을 피하는 마나미를 보고도 오노다는 수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좋은 사람인데 무언가 사정이 있나보다 하고만 생각함. 오노다가 제법 회복하자 마나미는 오노다를 산 입구까지 바래다주는데, 가면서 오노다는 오랫동안 자신이 산 구석구석을 다녔는데도 처음 보는 길도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함. (신의 거처로 이어진 산길은 원래 인간은 접근할 수 없는 길임.) 그리고 마나미에 대해 산 속 깊은 곳에 사는 사람인가 보구나 하고 생각함. 산 입구에 도착해 마나미는 오노다에게 그럼 안녕, 이라고 하고, 오노다가 거기에 대답하려는 순간 사라져버림. 인간과 접촉하거나 인간사에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금기, 그리고 신으로서 산의 존재를 사사로이 해해서는 안된다는 금기를 어긴 벌로 토도는 마나미에게 근신 처분을 내림.

한편 자신을 구해준 이에 대해 궁금해하면서도, 마나미의 거처에서 며칠 지내는 동안 

이것저것 일이 쌓여버린 오노다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됨. 산을 넘어 소식을 전하러 갈 일은 안 생기나 하던 와중 마을의 어느 골동품 가게에서 물건 몇 개를 산 너머 마을에 전해달라는 의뢰를 맡겨 옴. 물건을 받으러 간 오노다는 골동품 가게의 구석에서 마나미와 닮은 작은 목조상을 발견함. 가게의 주인은 그 목조상을 만든 자는 귀신이니 도깨비니 하는 것이 보인다는 이상한 놈이었다며, 그래도 그 목조상이 마음에 든다면 그냥 가져가도 좋다고 함. 오노다는 산 너머 마을에 다녀오는 길에 산에서 마나미를 찾아보고, 찾는다면 목조상을 선물로 주고 감사를 표해야겠다고 마음먹음.

오노다는 산 너머 마을에서의 일을 서둘러 끝낸 다음 산에서 마나미를 찾아 헤맴. 그러나 마나미와 있었다고 생각되는 곳은 아무리 산을 헤매어도 나오지 않았고, 지친 오노다는 잠시 앉아 쉬며 목조상을 꺼내 보고 마나미에 대해 회상함. 그런데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어 당황한 오노다는 목조상을 떨어뜨리고, 하필 그곳이 산비탈이었던 탓에 목조상은 멈추지 않고 계속 굴러내려감. 오노다는 그것을 쫓아 뛰어내려가다가 마침내 잡아내기는 하는데, 그곳은 절벽의 끝이었음. 여기서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가 하고 생각하며 절벽에서 떨어지던 오노다였는데, 왠지 낙하가 끝나지 않는 느낌에 눈을 떠 보니 자신은 공중에 멈춰 있고 누군가에게 안긴 채였음. 그 누군가는 바로, 근신이 막 풀린 마나미였음. 마나미의 등의 날개를 보고 그의 정체를 그제야 알게 된 오노다가 "당신...은..." 하고 중얼거리자 마나미는 "마나미 산가쿠." 라며 이름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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