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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야 레이의 성격에 관한 고찰

by RAYO. 2017. 6. 30.

후루야 레이는 근본적으로 악인은 아니지만 딱히 성격이 좋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선 긋기가 분명한 까칠한 성격. 어린 시절에는 선 밖의 사람들에게 까칠한 성미를 가감 없이 드러내 자주 싸움을 일으켰으나, 자라면서 속내를 감춘 채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습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상황 대처 능력은 상대를 관찰해 정확히 파악함을 기반으로 하는데, 여기에 탁월한 소질이 있는 후루야는 아이러니하게도 타인에게 기본적으로 무관심한 성격으로 보인다. 타인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건 상황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행위에 진심으로부터 우러난 관심은 결여되어 있으며, 본질적으로 선을 긋고 그 안쪽에 위치한 이들에게만 진심을 다하는 것이다.

작중 후루야가 예외적인 태도를 취하는 인물이 둘 있는데 아카이와 코난이다.

먼저 아카이는 악의를 능숙하게 포장해 딱 문제되지 않을 선에서 빈정대는 게 특기인 후루야가 대놓고 적의를 드러내는 유일한 상대이다. 후루야가 아카이에게 원한을 품은 계기는 스카치의 죽음이지만 그 전에도 싫어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될 정도이니, 작중 가식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후루야가 가식을 포기하게 만든 아카이도 어떤 의미로 정말 대단한(…) 셈.

코난의 경우 그에 대한 후루야의 첫 언급이 '흥미가 생겼다'인 점이 주목할 만하다. 후루야가 코난을 주시한 이유는 실질적인 잠자는 코고로인 그가 아카이와 연관이 있음을 짐작했기 때문이지만, 단순히 그것뿐이었다면 미워해 마지않는 원수의 조력자를 두고 '신경 쓰이는 데가 있다'면 몰라도 '흥미가 생겼다'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아카이의 죽음의 진상을 캐내는 것과 별개로 후루야는 코난이라는 인간에게 호감에 가까운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택배 편과 삼색 고양이 편에서 그의 태도로부터 드러난다.

비색 시리즈 종료 전까지, 아카이의 죽음을 위장한 장본인인 코난과 진상을 파헤치려는 후루야는 대립각을 형성하는데, 평범하지 않다고는 해도 일단 어린아이인 코난을 상대로 후루야의 성격 나쁨이 유감 없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대립 구도는 양측이 서로가 알아낸 진실을 덮어두는 것으로 합의를 보면서 일단락된다.

후루야는 코난이 자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 것이 유일하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데, 다른 이에게 정체를 들켜서는 안 되는 잠입수사관이라는 위치를 고려하면 놀라운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이제까지의 대립에도 불구하고 후루야가 코난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대목. 코난이 후루야가 그토록 싫어하는 아카이 그리고 FBI의 조력자이며, 검은 조직이라는 같은 적을 두고 있다 해도 공안인 후루야와는 꽤 다른 입장에 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난에 대한 후루야의 호감과 신뢰는 정말이지 예외적이고 파격적이며 특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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